뉴스

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⑬ 18년된 옛날 시골밥상

입력 : 2015-05-29 12:26:00
수정 : 0000-00-00 00:00:00



 



서울 합정에서 차를 타고 자유로를 달리노라면 항상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연둣빛이든 늦가을 오색단풍이든 내 눈에는 항상 잿빛 수묵화이다. 나만 그럴까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다. 행주대교길 다음부터 강변 길가에 처진 철조망과 초소 때문이다. 그 길을 40분쯤 달리다가 오른쪽으로 우회전하면 바로 통일동산-헤이리마을- 프로방스 맛 고을이 있다.



 



18년 된 ‘옛날 시골 밥상’



이 ‘파주 맛고을 프로방스길’은 2010년 파주시에서 ‘음식문화개선 특화거리’로 지정하였다. 여러 다양한 먹거리 집이 길 따라 늘어서 있는데 식사하러 훌쩍 자유로를 달린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그 중 제일 끝머리에 시골 할머니댁에 가는 것처럼 좁은 입구를 따라가면 작은 동산아래 이름처럼 푸근한 ‘옛날 시골 밥상’이 있다.



 





 



부모님이 직접 농사 지은 먹거리



한정식집인데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소박하고 정성껏 잘 차려진 집밥처럼 음식 한가지 한가지 모두 다 맛있다. 고추장 발라 잘 구워진 황태구이, 아리한 도토리 냄새 물씬 나는 쑥갓 넣고 참기름 넣어 무친 고소한 도토리묵무침, 장단콩으로 직접 갈아 부드럽게 잘 눌린 두부 맛이 그냥 먹어도 감칠맛 난다. 늘 따뜻하게 금방 구워낸 굴비와 고추가루 넣은 간장양념에 무친 코다리 튀김이 칼칼하니 별미다.



된장찌개도 옛날 할머니 솜씨인데 방금 지어주는 따끈한 돌솥밥에 이 모두 이 지역 토박이인 부모님께서 쌀이며, 콩이며 쌈채소를 직접 농사 지어 주시니 거의 자급자족하는 옛날 시골 밥상 맛에 그 누구도 고향의 맛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받은 것을 되돌려 주는 따뜻한 마음



맛도 맛이지만 맛있는 반찬을 더 달라고 하면 항상 웃으며 가져다 주는 언니들의 모습에서 이 집 사장님의 성품을 본다. 이곳에서 18년 동안 부모님께서 시작하신 식당을 이어받은 김은주 사장은 오래도록 장사 잘하고 있는 것이 부모님, 친구, 이웃 그리고 손님 덕분이고 그래서 마을 일 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일등 봉사자이기도 하다. 그 뿐이 아니다. 규모도 적지 않은 큰 음식점인데 누가 사장인지 누가 홀 담당인지 모르게 모두들 늘 겸손하고 친절하다. 궂은 일을 먼저 하는 사장의 품성 때문인 듯하다.



 





▲김은주 사장



 



음식도 맛있지만 음식 만드는 사람도 훌륭하기에 자유로를 달렸던 무채색 마음이 여러 색으로 물든다.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을 먹고 느긋해진다. ‘옛날시골밥상’은 철조망 없어지는 그날을 기다리는 평화의 밥상이 아닐까? 여기 평화의 밥상에서 밥심을 얻고 일어서는데, 내 몸이 통일을 앞당길 것처럼 가뿐하다.



 





 



 



옛날 시골 밥상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96-8번지



문의: 031-945-5957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